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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대 물가상승에 더 유력해진 금리인상, 충격파 대비를

법유희장 2026. 6. 2. 11:46

5월 소비자물가가 3.1% 올라 2년 2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상승했다. 중동 전쟁 여파로 국제 유가가 급등하면서 석유류 물가가 3년 10개월 만에 최고 수준(24.2%)으로 오르며 지수를 끌어 올린 탓이다. 석유류 물가 상승률은 우크라이나 전쟁 초기인 2022년 7월(35.2%) 이후 최고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12월 2.3%에서 지난 1·2월 2.0%로 하락했으나 3월 2.2%, 4월 2.6%로 오르더니 한 달 만에 0.5%포인트 뛰었다.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달 28일 취임후 첫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연 2.50%로 동결하면서도 “물가를 보나 성장을 보나 환율을 보나 부동산을 보나 갈 길이 비교적 명확하다”며 하반기 금리인상을 시사했다. 소비자물가가 3%대에 진입하면서 금리 조기(7월 금통위) 인상 가능성이 한층 커졌다.
물가 외에도 수출과 환율, 주식시장. 집값, 가계빚 등 주요 경제지표가 금리인상 당위론에 힘을 싣는 쪽으로 움직이고 있다. 한국경제 성장의 견인차인 수출은 지난달까지 3개월 연속 800억달러를 웃돌며 역대 최고의 실적을 내고 있다. 지난달초 1440원대였던 원/달러 환율은 1510원을 돌파하며 1500원대가 뉴노멀로 굳어지는 추세다. 집값도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이후 불안한 흐름이다.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5월 넷째주까지 4주 연속 올랐다. 8700선을 돌파하며 상승랠리를 이어가는 증시도 자산효과에 따른 소비 심리 개선으로 물가를 자극할 변수다. 가계빚도 위험수위다. 지난 3월 말 가계 대출이 1993조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집을 사려는 ‘영끌’과 대출받아 주식 투자하는 ‘빚투’가 합쳐진 결과다.
신 총재는 1일 한은에서 열린 ‘2026 BOK 콘퍼런스’에서 이사벨 슈나벨 유럽중앙은행 이사와 대담을 하고 “글로벌 유가 상승에도 불구하고 강력한 반도체 수출이 성장률을 끌어올려 통화 정책과 관련한 딜레마를 제거해주었다”고 했다. 글로벌 유가 상승이 보통은 물가를 끌어올리는 동시에 성장률은 끌어내려 중앙은행으로선 인플레이션 우려에도 쉽게 기준금리를 올리지 못하는 딜레마에 처할 때가 많은데, 올해 한국은 반도체 덕분에 기준금리 인상을 가로막는 장애물이 사라진 상태라는 뜻이다. 한은이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2%에서 2.6%로 올린 배경이다.
그렇더라도 금리인상이 초래할 그늘도 살펴야 한다. 한국의 GDP(국내총생산) 대비 가계 부채 비율은 89%로 주요국 중 최고 수준이다. 대출 금리가 1%포인트 오를 경우 가계의 연간 이자 부담은 12조9000억원 늘어난다. 서민, 자영업·소상공인에게 주는 충격파가 더 크다. 일률적인 긴축으로 취약계층의 경제난이 가중되는 일이 없도록 세심한 정책적 고려가 필요하다.

헤럴드경제사설참조.